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금융 주식] 'CFO' 미국에서 판매 금지 - 한국에 판매

economy경제知

by 구르는K 2023. 5. 14. 22:03

본문

리먼 사태 부른 ‘CDO 판박이’ CFO

美서 판매 금지되자 “한국에 팔아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CDO '판박이로 논란이 거센 신종 파생금융상품 CFO가 최근 미국 월가에서 사실상 판매가 금지된 가운데, 수년간 우리 금융 시장에도 2조 원가량 CFO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CFOPE의 사모펀드를 기초자산으로 유가증권을 발행하고 이 기초자산으로 유가증권을 발행하고 이 기초자산으로부터 나오는 현금흐름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상품이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막히자 글로벌 PE 운용사는 대체 투자 수요가 많은 한국 시장을 집중 타깃으로 CFO 판매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 금융 시장, 글로벌 PE 먹잇감

우리 금융당국은 CFO의 국내 판매 현황은커녕 CFO에 관한 최소한의 건전성 가이드라인조차 세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틈을 타, KKR과 칼라일을 비롯한 글로벌 PE는 미국에서 소화되지 못한 CFO를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판매하겠다며 글로벌 IB와 공격적인 마케팅 계획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수년간 보험사를 중심으로 우리 금융 시장에 팔린 CFO 만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한국 금융 시장이 다시 한번 글로벌 PE먹잇감이 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팽배하다.

KKR 3개 펀드에 1.5조 투자, 한국 금융 사기 40% 차지

PE와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KKR PE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CFO인 벡터(Vector), 브런스윅(Brunswick), 레인(REIGN) 3개 펀드에만 한국 시장에서 1조 5000억 원가량 투자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CFO는 국내 보험사와 공제회가 주축이 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KKR은 북미와 아시아 등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자금을 유치했는데, 총 투자 금액의 40%가량을 한국 금융사들이 출자했다. 금융권에서는 KKR을 포함해 한국 시장에서만 최근 수년간 2조 원가량이 CFO에 투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북미 지역에서 판매 루트가 막힌 글로벌 PE들이 한국 시장을 호시탐탐 노린다는 데 있다.

추적 힘든 ‘그림자 금융’ 확산, 가이드라인 없는 당국

우리 금융당국은 CFO에 관한 명확한 정의조차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1~2월쯤 미국에서 CFO가 세계 금융 시장의 깜깜이 부실을 확산할 뇌관으로 지목되자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국내 보험사,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CFO 현황을 파악해 알려달라는 메일, 유선 연락 등을 했다. 하지만 대부분 금융사들은 해당 사항 없음등으로 회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보험사가 KKRCFO에 이미 투자가 이뤄졌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금융당국에는 해당 사항 없음으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 상품은 날이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지만 우리 금융당국은 업권별로 칸막이 쳐진 감독 체계를 고수하는 탓에 CFO에 관한 현황 파악은 전혀 안 된 상황이다.

금감원 보험감독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관련 현황을 파악해 봤지만 실제 익스포저는 거의 없었고 보험사 담당자들은 CFO의 존재 또는 위험 구조 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투자 관심도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들여다보면, 금융당국에서는 이미 시장에 풀린 CFO가 2조 원에 육박한다는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KKRPE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CFO에 국내 보험사 10여 곳이 투자했다는 점에서 투자 관심이 높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도 우리 금융 시장 실상과는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PE들이 편입한 자산에 내재돼 있던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그림자 금융(Shadow Bank)'이 시스템 리스크의 뇌관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CFOCDO 같은 그림자 금융의 핵심적인 문제점은 위기가 현실화됐을 때 공적 자금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저금리 국면에서는 별문제 없이 리스크 관리가 가능했지만 고금리 면에서는 하나둘 잠재 부실이 현실화하는 중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3PE 중 한 곳인 블랙스톤이 뉴욕 맨해튼 지구에 11개 아파트 빌당을 담보로 실행한 대출 2억70002억 7000만 달러가 디폴트에 처할 위험에 놓였다고 무디스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맨해튼 일대 임대료가 오르고 있지만 11개 건물에 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급등하면서 부채를 모두 커버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이 부동산은 변동금리 부채로 자금을 조달해 금히 급등에 따른 위험이 적절하게 관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역시 PE가 보유한 부동산 펀드를 유동화해 신용등급별 대출채권을 금융사에 팔았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는 CFO와 그 구조가 다르지 않다.

 

KKR과 칼라일 서울사무소 측은 ‘CFO를 한국 금융사에 판매한 적 있는지, 본사 차원에서 판매 계획을 논의했는지’등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위기마다 글로벌 금융사에 농락당한 韓 금융 시장

TRS, 키코, 해외 부동산 펀드···CFO까지

 

우리 금융 시장은 고비 때마다 글로벌 금융사에 농락당했던 뼈아픈 경험이 적지 않다.

1997년 한국을 초유의 경제위기로 몰아넣었던 금융 상품은 이름도 생소한 ‘총수익스와프(TRS. Total Return Swap)'라는 파생금융상품이었다. 1997년 초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은 한국 금융기관과 기업에 태국 바트화와 연계된 TRS라는 상품을 팔았다. TRS는 쉽게 말해, 계약 상대방이 서로 현금흐름을 교환(스와프)하는 계약이다. 크게 보면, 불확실한 현금흐름(환율, 주식 등)을 고정 현금흐름과 맞바꾸는 구조다.

 

JP모건이 한국 금융 시장에 판 TRS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을 우리 기업이 갖는 상품이었다. 태국 바트화가 오르면 이득을, 떨어지면 손해를 보는 식으로 설계됐다. 당시 태국 바트화는 고정환율제였으므로 ’ 바트화 폭락‘으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꾐에 넘어가 위험을 간과했다. 계약 직후 동남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바트화는 폭락했고 국내 기업은 8억 600만 달러의 막대한 손실을 봤다.

 

다음 위기는 키코(KIKO)였다. 2000년대 중반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들이 국내 중소기업을 상대로 이해하기도 힘든 환율파생상품을 대거 팔았다. 원화 가치가 약정된 범위 사이에서 변동한다면 기업에 유리한 것으로 인식되며 중소기업들이 앞다퉈 가입했지만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봤다.

이때도 복잡한 상품 구조를 우리 기업들은 제대로 이해조차 못했다. 사실상 외국계 금융기관에 농락당했다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비싼 수업료를 치렀지만 우리 금융기관과 금융당국이 위기를 분별하고 옥석을 가릴 역량을 갖췄는지 여전히 의구심이 따른다. 외국계 금융기관이 한국 시장을 호구취급하는 분위기는 최근 대체 투자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각종 공제회를 비롯해 생명, 손해보험회사들이 앞다워 대체 투자를 늘리면서 해외 대체 투자가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독일 헤리티지 DLS' 'KB 호주부동산펀드등 굵직한 금융 사고가 잇따랐다. 모두 안전하다는 확증 편향에 빠져 위기를 간과한 결과로 지적된다.

 

위기 검증 과정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령, KB증권의 호주 부동산 펀드 사기 사건은 해외에서 투자자를 찾지 못한 홍콩 브로커의 유혹이 단초가 됐다. 허술한 서류 조직을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전혀 간파하지 못했다. 복잡한 상품 구조를 면밀히 검증할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황에서 외국계 금융사의 명성에 기댈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한국 금융 시장 특유의 ‘쏠림’ 현상이 빚어진다는 지적이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