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기준은 문화권마다 다르다. 동양인들은 서양인의 큰 코가 혐오의 대상이었다. 중국인들은 유럽인을 ‘허연 피부에 흉측하게 코가 튀어나온 족속’이라고 혐오하였다. 우리도 서구 백인들을 ‘코쟁이’들이라며 비하하였다. 몽골 인종의 납작한 이목구비에 익숙한 중국인들은 실론 섬 주민들 코가 우뚝하다며 질색할 정도였으나 서구인에게는 실론 섬 주민의 코는 그다지 크다고 느끼지 못했다.
서구 제국주의는 동양의 미의 기준까지 바꿨다
19세기 서구 제국주의와 백인 우월주의는 동양인의 미의 기준에도 변화를 주게 된다. 19세기말 일본에서는 서양의학이 수입되면서 쌍꺼풀 수술이 유행하기 시작한다. 오뚝한 코와 더 큰 눈 등 서구식 외모를 닮기 위한 열풍이 일면서 성형수술이 확대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일본을 점령한 시기부터는 실리콘을 삽입하여 유방을 확대하는 수술도 들어오게 된다.
19세기 말 일본의 의사나 인류학자들은 본연의 일본인 얼굴을 찾기 위한 연구를 한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홋카이도와 사할린 등지에 분포해 있는 일본 소수 민족인 아이누 족을 연구한다. 그들의 ‘미개한’ 얼굴의 특징을 찾아내고 그곳과 대비되는 일본인 고유의 얼굴 이미지를 정립하려 한다. 하지만 그 ‘미개한’ 얼굴이 일본인 고유의 얼굴임을 서서히 자각하게 되고 결국 서양식 근대화에 대한 동경심으로 일본인 ‘진짜’ 얼굴 찾기는 사라지고 미용성형외과가 인기를 끌고 1978년 훨씬 이전부터 외모를 서구형으로 바꾸는 성형수술이 만연한다.
베트남 전쟁(1960~1975) 이전 시기에 베트남에서도 서구식 미의 기준에 부합하는 미용성형수술이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참혹한 전쟁 이후1975년 미군이 철수하자 베트남 정부는 서구식 잔재를 일소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진짜 베트남인의 얼굴 모습을 규정하려 했다. 이런 조치는 미용성형수술의 침체를 가져왔고 시간이 지나면서 ‘유럽인’처럼 보이기 위해 코를 높이고 쌍꺼풀을 만드는 성형수술이 성행하게 되었다. 베트남인들이 성형수술에 따르는 위험은 고려하지 않고 무면허 의사에게 ‘싸구려’ 성형을 받고 있다. 서구적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
국제미용성형협회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성형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는 미국, 브라질, 한국 순이라고 발표했다(2016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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