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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최초의 디자이너

economy경제知

by 구르는K 2023. 12. 2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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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최초의 디자이너 로즈 베르탱

물건이 아니라 파는 여성을 본다
그리제트, 싸구려 여성들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옷가게의 견습생으로 일하다가 1770년 파리 생토노레 거리에 르 그랑 모골이라는 상점을 차렸다. 베르탱은 샤르트르 공작부인 등을 손님으로 끌게 되면서 1774년 여름 앙투아네트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베르탱은 곧 앙투아네트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게 된다. 왕비는 1년에 300벌 정도의 드레스를 구입했고, 한 번 입었던 드레스는 다시 입지 않았다. 1780년대 궁정의 재무 기록에 따르면 앙투아네트 왕비가 쓴 의상비의 절반 이상이 베르탱에게 지불되었다. 왕비의 사치를 부추기고 프랑스의 재정 파탄에 일조하였다는 비난을 받았다.

시골 출신의 미천한 베르탱이 왕비를 비롯한 높은 신분의 귀부인들을 고객으로 맞아 상당히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앙트와네트의 의상 납품업자로서 베르탱과 경쟁관계에 있던 보라르는 천한 베르탱이 부르주아 흉내를 내고, 한술 더 떠 마치 공작 부인처럼 으스댄다며 놀라워했다.

 

프랑스혁명이 발발하자 베르탱은 귀족과 혁명세력 모두에게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분노한 민중들이 보기에 베르탱은 사치와 방탕을 일삼는 귀족과 마찬가지 부류였고, 귀족의 입장에서 보자면 베르탱은 자신들과는 다른 근본 없고 믿을 수 없는 침입자였다. 혁명 팸플릿에서는 베르탱을 사치품을 만들어 부패를 초래한 자이자 부패 그 자체로 묘사했다. 1872년 베르탱은 프랑스를 탈출한다. 앙투아네트가 처형되기 얼마 전이었다.

부티크의 주인, 마르샹트 드 모드의 등장

당시의 쇼핑은 우월한 지위에 있는 남성이 열등한 지위의 여성으로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상점에 들르는 쇼핑은 원칙적으로 전형적인 남성들의 행위로, 주로 중류층 이상의 남성들이 즐기던 여가활동이었다. 그것은 사실 합법적인 쇼핑과 불법적인 쾌락이 연결된 것이었다. 부티크 옆에는 커피숍이 있고, 근처에는 도박장과 클럽, 나아가 고급 창녀들의 집에 이르기까지 점잖지 못한 여흥 장소들이 한데 몰려 있었다.

17~18세기의 수많은 문헌에서 점포에서 이루어지는 거래 행위를 구애의 과정에 유비해 설명해놓았다. 상점의 젊은 여성 점원은 물건을 팔기 위해 자신의 매력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지닌 매력과 학습된 아첨, 때로는 아양까지 여성성과 신분적 열세는 상대방에게 바가지를 씌울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곤 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돈과 지위가 있는 중년 남성은 단지 장갑이나 모자를 사기 위해 쇼핑을 즐긴 게 아니었다. 사실 그것은 파는 여성을 꼬드기는 일이 주목적이었다.

물건이 아니라 파는 여성을 본다 - '그리제트' 싸구려 여성들

이런 현상을 두고 극작가이자 저널리스트였던 루이-세바스티앵 메르시에(1740~1814)물건을 사는 일은 단지 구실일 뿐이다. 사람들은 물건이 아니라 파는 여성을 본다라고까지 말했다. 이들은 흔히 그리제트Grisette’라 불렸는데, 가난한 이들이 옷을 지어 입던 잿빛 싸구려 옷감에서 나온 말이다. 파리와 런던 같은 대도시에서는 직업이 매춘부는 아니지만 몸을 파는 이런 싸구려 여성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런 까닭에 대도시로 갔다는 표현은 종종 성매매에 종사한다는 의미를 띠게 되었다.

마르샹드 드 모드의 상점이 늘어나는 것, 남성 고객이 아닌 여성 구매자들이 거리에 넘쳐나는 것, 그것도 나이와 계층에 상관없이 다 섞여서 부티크에 들어가 쇼핑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여성이 주체로 등장하는 소비 공간은 그야말로 상업 공간이 정치적 공간이나 마찬가지로 이제 여성이 여성을 지배하고, 그 결과 무질서와 혼란과 어리석음이 지배하는 곳이 될 터였기 때문이다.

[소비의 역사]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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