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네덜란드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였고, 해상무역이 크게 번창하였다. 인도네시아를 식민지화하고 그곳에 세운 동인도회사의 주가가 매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투자로 거액을 손에 넣은 사람들은 노동이 아닌 새로운 투자상품을 찾았다. 그 대상이 ‘튤립’이었다. 튤립은 16세기에 터키에서 수입해 온 것이다. 이 수입품은 귀족과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귀족과 부유층의 수요가 폭증하고, 일반사람들의 투기 심리까지 더해져 튤립 뿌리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땅 속에 있는 튤립근을 미래의 특정 시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후, 결제 시점이 돌아오면 시가와 거래가의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선물거래가 일반화된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말 4마리가 끄는 마차가격이 그 당시 네덜란드 화폐로 460플로린이었는데, 튤립 뿌리 한 개가 3천~4천 플로린까지 폭등했다. 튤립 뿌리 한 개가 집 한 채 가격이며, 튤립 꽃 한 송이가 근로자의 몇 년 치 연봉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집과 땅을 팔아 이 거품시장에 뛰어들었다. 하루 두세 배씩 오르고, 한 달 동안 2,600퍼센트가 뛰었다.
1637년 2월 5일 튤립근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1일 이후 한자리 수로 폭락했다. 연일 폭락세를 기록하면서 불과 4개월 만에 95퍼센트 이상 가격이 빠졌다.
오늘날 거품 기업 투기
21세기, IT 거품
1990년대 후반 IT 기술주들의 거품 현상. 인터넷 회사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닷컴 버블' 이라고도 한다. ‘닷컴’이나 ‘테크’라는 이름만 들어가면 특별한 실적도 없는 회사인데도 엄청난 자금이 몰렸다. 2000년대 초반 거품이 꺼지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199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 불었던 ‘벤처붐’도 IT 거품의 일종이다. 당시 코스닥에 등록한 지 얼마 되지 않고 매출도 없는 벤처기업의 주식이 실적이 뛰어난 전통기업들의 주가를 뛰어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모든 붕괴에는 인간의 한없는 욕망이 그 첫째 요인이다. 거품이 빠지고 나면 빈껍데기만 남는다. ‘어, 이게 아닌데.’하고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긴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곳이 함정임을, 빠질 것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아니, 분명 알면서도 함정이 있는 길로 나아간다. 결국 파국의 주 원인은 자신의 욕심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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